전 직장(M사)에 대한 포스트 모텀

전 회사(M사)를 퇴사하면서 생각했었던 내용을 끄적여 보는 포스트 모텀이다. 앞으로 M사라 칭함.
M사는 스타트업 회사로 재직 기간은 대략 10개월 정도로 경력에서 제일 짧은 회사생활을 했다. 짧게 근무를 해서 그런지 M사에서는 긴 프로젝트 했다는 느낌이다.

요즘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앱의 개발주기가 2개월로 싸이클이 도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 스타트업에서 10개월은 긴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10개월의 시간 동안 일은 끊임없이 계속되었으며, 그 와중에 개인적으로는 싸이클을 짧게 끊어서 작업을 진행했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성공 vs 실패의 관점에서 질문한다면, 개인적으로 45 vs 55의 점수를 주겠다. 이 점수는 주관적인 점수로 퇴사를 했고, 9년 동안 주로 서비스를 개발했던 경험상 서비스의 승패는 기술력이나 아이템보다 다른 요소로도 서비스가 성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요소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모르겠다. 경험에서 오는 막연한 기대감일 수도 있고.. ^^;; 
퇴사하기 2달 전 개발팀을 맡게 되었지만, 미국 일정으로 제대로 생각한 바를 이끌어보지 못하고 나오게 되었다. 나오기 전에 조직과 업무와 일하는 스타일에 대해서 전체적인 개편을 통한 나이스한 형태로, 짧은 기간의 마일스톤으로 프로젝트의 사이클을 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표의 마인드와 기존에 없어 보이지만 나름 기득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의 희생이 필요했지만, 기득권을 쥐고 있던 사람들은 희생을 싫어하는 것 같았다. 서비스를 핑계로..

다음으로, 개발팀 구성과 CTO의 역할에 대한 내용을 적어볼까 한다. 네가 어쭙지 않게 CTO의 역할에 대해서 끄적일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M사에서의 바로 위가 CTO였고, 개발팀은 1개였고, 팀장을 했으니 적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추가로, 퇴사하고 다른 스타트업에서 CTO 제의도 받아 봤으니 적어봐도 되지 않을까 한다.

초기 개발팀 구성이 완전히 실패했다. 개발을 잘 모르는 대표님과 CTO님의 선구안은 여지없이 볼에 방망이를 휘두른 격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에 매우 좋은 타자와 투수를 영입도 했었다. 하지만, 선수 관리를 못해서 이런 분들 다 나가버렸다. 나도 내 업무를 쉽게 쉽게 맡아 가시던 그 좋은 타자분이 나가실 때 나가려고 생각을 했었다. 흠.. 하지만, 초창기 개발팀 멤버로, 책임(?)감 같은 것에 메여서 못 나갔다.

3-Tier와 Scalable한 시스템을 기본으로 설계와 개발을 하였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2-Tier의 형태를 취하게 되었고, 웹 서버 뒷단의 백엔드만 Scalable한 시스템으로 개발해서 서비스가 돌아가게 되었다. 10개월 동안 개발해서 서비스 하는 게 지금의 서비스 정도라면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웬만한 개발자들은 감을 잡을 것이다. 굉장히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서비스의 중심인 웹을 개발하시는 분들이 초보시다. 그런데 경력들이 많다. 경력들이 많다는 것은 나이가 많다는 거라서 회사의 자원 투입대비 산출물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지금이야 괜찮다라고 생각을 하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직도 멀었다. 국내 N모사들의 웹 개발의 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인데.. 반도 못 따라간다는 것은 HTML + CSS로 맨 바깥의 UI가 만들어지고, 만들어진 UI에 대한 고민이 기술적으로 없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javascript나 css를 왜 합쳐야 되는지도 잘 모르는 느낌.

그래서, 퇴사하면서 느낀 개발자로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데 필요한 내용(돈은 모르겠다)을 적어보면, 대략 아래와 같다.

– CTO가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인지 보자.
– 몇명 안되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레퍼런스를 확인하고 들어가자.
– 면접을 볼 때, 당하지만 말고 면접을 봐 보자.
– 기 제품이 있으면, 제품을 보고 쓰지 않을 것 같으면 들어가질 말자.

개인적으로 참 아쉬운 10개월을 보낸 것 같다. 정말 세상 물정 모르고 있었다는 딱 그 느낌이랄까? 이제는 이런 시행착오 없고, 훌륭한 개발자들과 일을 할 예정이다. 현재 일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다시 한번 긴장감으로 일을 마주하게 하는 원동력인거 같다. 어떻게 하다 보니, 전 회사에 대한 안 좋은 점만 부각한 것 같은데, 포스트 모텀의 주된 목표가 안 좋은 점을 개선하자기 때문에, 개선방향은 여기서는 적지 않겠다. 이미 퇴사하기 전에 10번 정도 회의하면서 얘기했으니 말이다.

이상, M사의 퇴사에 대한 포스트 모텀을 적어봤다. 앞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이런 식으로 포스트 모텀을 하는게 아니라 동료와 맥주 한잔 마시면서 자유롭게 회사의 시스템으로 녹여봤으면 좋겠다.

전 직장(M사)에 대한 포스트 모텀”에 대한 4개의 생각

  1. 한날

    안녕하세요, mcsong님.

    퇴사하시고서 이전 회사에 대한 부검을 하시기 많이 부담되셨을텐데, 기꺼이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공개된 곳에 글로 쓰셔야 하는 제약 때문인지 아무래도 이슈만 다루시고 앞뒤 정황을 알지 못 해 몇 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 시간이 있으시다면 이 포스트모템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저는 얼마 전에 회사를 창업을 하였고, 여러 개발자와 함께 스마트폰용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니 만큼 조직 문화와 프로세스 등 “사람이 일하는 환경”에 많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mcsong님께서 쓰신 이 글을 읽고 “아, 좋은 글 잘 읽었다”로 끝내는 게 아니라 저 스스로 더 고민하고 조직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습니다.

    제 연락처는

    k.cha@flaskon.com

    입니다. 전자우편으로 연락 주시기 불편하시면 제 글에 답글로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그럼 답장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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